주택청약 시 필요한 공인인증서가 '주택법'상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입주자저축증서'(주택청약종합저축 권리 등을 증명하는 문서)에도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 등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2년 및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무주택·신혼부부·다자녀 등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자격 요건을 갖췄으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청약통장과 공인인증서 등을 제공하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청약통장과 공인인증서 양도 행위(주택법 위반), 입주자저축증서 등을 제공하고 수억원을 수령한 행위(사기), 임신확인서와 재직증명서 등을 임의 발급한 행위(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사건의 쟁점은 주택법상 양도·양수를 금지한 입주자저축증서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계좌가 개설된 은행의 공인인증서 포함 여부였다. 1심은 A씨 등의 혐의에 대해 대체로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공인인증서와 청약통장 앞면 사진, 가입내역서, 계좌개설 확인서 등을 입주자저축증서로 보는 부분에 대해선 무죄라고 판단했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결해 A씨는 징역 2년, B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이 맞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무죄 부분에 대해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대법원은 "주택법에서 정하는 입주자저축증서 양수·양도 행위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개설 은행에 연계된 공인인증서를 양도·양수한 행위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주택청약이 주로 현장접수 형태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청약이 일반화돼 공인인증서가 있어야만 청약신청이 가능해졌다는 사회 변화상을 반영한 것이다.
대법원은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제3자에게 임의로 이전해 실수요자 위주의 공급 질서를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면서 "공인인증서가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입주자저축증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잘못됐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