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종료 두 시간 만에 대기발령을 받은 데 대해 일선 경찰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경찰청은 회의가 열린 지난 23일 류 서장을 곧바로 대기발령하는 한편 회의에 참석한 총경급 경찰관 56명의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일선 경찰들은 "황당하다"며 "오히려 경찰들을 더 자극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울 경찰서의 간부급 과장은 24일 뉴스1과 통화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래 이런 인사조치는 처음"이라며 "황당하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지휘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메시지여서 무리수라고 본다"며 "주말을 이용해 의견을 교환한 공무원 회의를 집단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주광역시의 한 경찰관도 "이번 대기발령은 징계 차원의 조치"라며 "현안에 대한 최초의 총경급 회의였는데 관련자를 인사조치했으니 상당히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발령과 감찰 착수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뜻인지, 행정안전부나 대통령실의 지시인지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삭발·단식 시위를 시작한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경찰청의 조치가 후보자의 생각인지 행정안전부나 용산쪽의 의중인지 여러 의심이 든다"면서 "윤 후보자가 회의 전에 숙고하라는 문자를 보내더니 갑자기 회의 강행의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대기발령을 받은 류 서장은 "이번 조치가 인사권 장악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며 "윤 후보자로부터 대표자들과 오찬하며 이야기하자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런 식으로 인사조치 하는 것이 후보자의 뜻이겠느냐"고 말했다.

류 서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총경급 이상 경찰들이 격앙된 분위기"라며 "다음주 추가 논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기발령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에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