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최고위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총체적인 복합 위기로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했다"며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과 열정은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 일원이 사퇴한 것은 배현진 의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배 의원은 지난 29일 "윤석열 정부가 5월 출범 이후 국민께서 저희에게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잘해보라는 바람을 심어줬는데 약 80일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으로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지도부 일원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두 사람의 잇단 사퇴로 윤 정부 출범 2개월 여 만에 집권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당 비대위 출범 조건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정리한 만큼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 기능이 상실돼야만 비대위 체제가 출범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최고위 기능 상실 요건을 두고 최고위원 7명 전원(이준석·김재원 제외)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반 이상인 4명이 사퇴하면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 사퇴를 한 후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이 됐다고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가 같은 날 오후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