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잇따라 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0여일 만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무대행직 사퇴와 함께 비대위 체제 전환 방침을 밝혔다.
그는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지 못했다"며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최고위원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한다"며 "하루라도 빠른 당의 수습이 필요하다는데 저도 뜻을 같이한다"고 적었다.
권 대행은 "저 역시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권 직무대행은 앞서 지난 8일 새벽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사흘 만인 11일 긴급의원총회를 통해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추인됐다.
하지만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과 해명 과정에서의 말실수, 윤석열 대통령과의 '내부총질 당대표' 텔레그램 메시지 노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조수진 의원이 최고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당·정부·대통령실 전면 쇄신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2선 퇴진을 촉구했다. 조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는 지난 29일 배현진 의원에 이어 두번째다.
조 의원은 "총체적인 복합 위기로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윤핵관으로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하고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당부했다.
배현진·조수진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에 이어 권 대행이 직무대행 사퇴로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여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에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 자들의 우선 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 혁신도 아니다"라며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나즈굴과 골룸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로 탐욕에 사로잡혀 타락한 캐릭터다. 이 대표는 "국민들이 다 보는데, my precious 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