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사장이 이끄는 삼성SDI가 K-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개선됐다. 시설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2%, 45.3% 늘었고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73.0% 줄고 SK온의 적자 폭이 커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SDI 홀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배경으로 최 사장의 내실경영 방침이 꼽힌다. 최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줄곧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7월1일 삼성SDI 52주년 창립기념식에서도 "대외 네트워크와 기술협력을 강화해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자"며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루자"고 했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강조한 기술력·품질·수익성 등을 갖춘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Gen.5(젠5)가 삼성SDI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본다. 젠5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 기술이 접목돼 주행거리가 늘고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경쟁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0% 높지만 원가는 20% 이상 낮다.
소극적인 시설투자도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위기상황에서 내실을 다진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도 지난 7월29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과 긴밀히 협의해 확실한 수요를 근거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하반기에는 더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중장기 미래 대응을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스텔란티스와 25억달러(3조1500억여원) 이상을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