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일가족 80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다.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이원석)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가족 882명이 국가를 상대로 102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재판의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원고 측은 이날 법원에 조정회부 결정을 요청했다. 조정회부 결정은 재판 절차를 밟기보다 원·피고 사이 원만한 합의를 하도록 법원이 유도하는 것이다.
이날 재판부의 쟁점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의 행위를 고의 과실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손해배상액 산정시 과거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했던 금액을 공제해야 하는지를 꼽았다.
원고 측 대리인은 "국가 폭력에 의해 일어난 일이고 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피해자들이 10대 후반~20대 초반일 때 국가의 폭력을 겪었다"며 "이후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피고인인 국가 측 대리인은 "현재 관련 판례들이 조금씩 다르게 나오고 있다"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 판단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10월26일에 진행된다.
해당 재판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의 국가배상 청구권이 인정되고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기존 5·18보상법은 유공자와 그 유족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원에 동의하면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다고 간주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가 과거 지급된 5·18 보상금이 '정신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은 채 '신체적 손해'에만 해당할 뿐 기존 5·18보상법 16조2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대법원은 이같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지원금을 받았더라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5·18구속부상자회는 "5·18민주화운동 생존자 대부분이 고문·불법구금·폭행 등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현재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990년 5·18보상법 제정 시 정신질환은 장애등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생존자 대부분이 국가에 의한 부정적인 낙인과 감시·사찰로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