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학 재직하는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나 대학 측이 이를 은폐한다고 주장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교수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4단독(판사 김대현)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경북 모 대학 50대 여성 교수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적시한 허위 사실이 대학교수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키는 내용인 점,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허위 사실이 광범위하게 전파된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ㅇㅇ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청원글에서 A씨는 "같은 대학교 B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학교는 이를 덮기에 급급했다"며 "부총장이었던 B교수가 같은 센터를 감독하고 있기에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제게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후로는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를 했다"고 적었다.
당시 해당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대학 이름과 실명이 등장하는 등 서명인원이 25만명을 넘기면서 등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일자 대학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성폭행 은폐나 축소는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법원도 피해자와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적시한 허위 사실이 대학과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킨 점, 불특정 다수가 접근하는 인터넷 공간에 허위 사실이 광범위하게 전파된 점, 피해자가 엄벌에 처할 것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