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전 서울대 교수가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전경호 판사는 7일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를 상대로 대학원생 제자였던 B씨가 낸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B씨 측은 손배소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해외 학회에 참석하면서 동행한 제자 B씨의 머리를 만지고 팔짱을 끼게 해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B씨의 허벅지 안쪽 흉터를 만져 추행한 혐의도 있다. B씨는 대자보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지난 2019년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대는 같은해 8월 교원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A씨를 해임했다.
이후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A씨의 요청에 따라 A씨의 형사재판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B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의 머리를 만진 사실은 있지만 지압한 것"이라며 "팔짱을 낀 것도 맞지만 B씨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고 추행의 고의성이 없었음을 주장했다. 또 B씨의 허벅지를 만진 행위에 대해서도 "걱정되는 마음에 붕대를 가볍게 짚어본 것이지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하지만 배심원들은 평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A씨의 혐의를 무죄라고 평결했고 재판부는 평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의 정수리를 만지고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낀 것은 인정되나 이를 강제추행죄가 정하는 추행으로까지는 볼 수 없다"며 "(허벅지를 만지거나 팔짱을 끼게 한 건)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데 피해자 진술이 번복되는 만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