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373.6원)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이 표시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시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눈앞에 뒀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 미국 소비자물가가 껑충 뛰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4원 오른 1393원에 장을 시작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이유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0%보다 높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올랐다.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3%)보다 상승 폭을 늘린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 강화가 경기 불안 요인이 되는 등 위안화 약세 등의 대외적인 요인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는 올해 들어 약 8% 정도 하락했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수출 경기나 경상수지 적자 기조 자체가 현실화하면 원화 약세 기조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지난 7월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과 서비스 등을 합한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달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 타격이 본격화된 데다 연일 계속되는 원화 약세로 우리 경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레벨 부담에 따른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와 맞물려 연말까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연간 상단(1380원)이 돌파된 만큼 1차 저항선은 1420원으로 판단하며 연내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