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과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금융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정작 금융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당 금융상품의 금리 인하 혜택이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 충족해야 하는 조건도 워낙 까다로워 정책금융상품이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은 신청접수 2일차인 지난 16일 기준 약 4900억원(5105건)이 신청됐다. 이는 안심전환대출 총 공급 규모인 25조원의 약 2% 수준으로 은행들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창구별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서는 2531억원(2597건), KB국민·신한·농협·우리·하나·기업 등 6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과 영업 창구에선 2508건(2369억원)이 신청됐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이고 저소득 청년층(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은 연 3.7%(10년)∼3.9%(30년)이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해선 부부합산소득은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가 4억원 이하인 아파트는 1.2%(1만4124가구)에 그친다. 이에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는 지방으로 한정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선 사실상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100만원이며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6200만원이다.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안심전환대출 대상 조건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출시 1년 넘은' 금리상한형 주담대도 인기 시들
금리상한형 주담대도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 폭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변동형 상품을 이용하는 대출자가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면 금리 상승폭은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로 이내로 제한됐다.
다만 은행이 져야 하는 위험 부담을 감안해 기본금리는 일반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0.15∼0.20%포인트 가산하는 가입비용을 더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특약에 따른 실익을 챙기려면 대출금리가 연 0.9~0.95% 상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승폭이 연간 0.90%포인트 이상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대출자들이 많지 않으면서 수요가 부진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출시한 7월15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약 1년 동안 취급한 판매액은 약 980억원에 그쳤다.
지난 8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총잔액은 696조45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변동형 가계대출 규모인 546조원(696조4509억원 x 변동금리 비중 78.4%)의 약 0.018% 수준에 그친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금리 상승 제한 폭을 기존 연 0.75%포인트에서 최소 0.45%포인트까지 축소했으며 가입 비용 성격의 가산금리(0.15∼0.2%포인트)도 한시적으로 면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소득과 집값 등 조건이 워낙 까다로운 데다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 가운데 금리 조정주기가 아직 오지 않아 높아진 대출금리를 체감하지 못하는 차주도 꽤 있어 정책금융상품 인기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