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내 미신고 지역에 대한 조사 철회를 시사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IAEA의 미신고 지역 조사는 이란핵합의(JCPOA) 복원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벽으로 꼽혔다.
이란 관영매체 IRNA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모함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의 말을 인용해 "IAEA는 사건 종결을 희망한다"며 "IAEA가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IAEA는 줄곧 "이란 내 미확인 장소 3곳의 핵물질 검출과 관련해 이란 원자력청은 적절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란은 '지난 2015년도 JCPOA 합의 당시에도 해당 지역은 IAEA의 사찰 지역에서 제외됐다'며 사찰을 거부한 바 있다.
IAEA는 지난 2015년 JCPOA 합의 직전까지도 해당 지역에 대한 사찰을 요구한 바 있다. IAEA는 당시에도 '해당 지역에서 지난 2003년 이후 핵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란 측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이란에 사찰을 요구했다. 에슬라미 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란과 미국은 사실상 JCPOA 복원을 위한 모든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과 미국은 IAEA 사찰을 제외한 모든 주요 사안에 대한 합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머니S는 지난달 이란 대표로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이란인 소식통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소식통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는 관계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yes 혹은 no로 확인해주긴 힘들다"면서도 "(이란과 미국이 유럽연합 중재로 작성한)JCPOA 복원 합의문은 지난 2015년도 합의문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합의문 주요 사항은 ▲앞으로 미국이 JCPOA에서 탈퇴해도 제재(세컨더리보이콧)를 37개월 유예 ▲JCPOA 복원 이후에도 10년 동안의 원자력 연구와 개발 허용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는 유지하되 혁명수비대가 소유한 기업들에 대한 제재는 해제할 것 ▲향후 이란 혁명수비대를 제재 명단에서 해제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갈 것 ▲원심분리기를 파괴하지 않을 것 등이다.
특징은 이란과 미국이 모두 '자국에 유리한 합의문을 도출했다'며 국내 정치에 활용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이중 '37개월 제재 유예'와 '원심분리기 파괴 방지'는 지난 2015년도 합의안에 비해 이란에 유리한 조건들이다. 반면,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 유지' 조건을 내세워 중간층 포섭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CNN과 로이터의 보도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 해제가 이란 측이 내건 JCPOA 복원 필수 조건'은 애당초 사실이 아니다. 앞서 CNN과 로이터는 줄곧 협상에 참여하는 '서방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는 방침으로 협상을 이끌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15년 오바마 행정부보다 미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란은 단 한번도 혁명수비대에 대한 제재 철회를 JCPOA 복원 필수요건으로 내걸지 않았다"며 "(제재가) 유지되면 오히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서방 제재 대상국과 교류를 지속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란 군은 일반군과 혁명수비대로 구성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대통령의 지휘가 아닌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휘, 통제를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9년 4월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 제재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