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5분기 연속으로 부정적 경기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기대감에 긍정적 전망이 나온 이후 경기 악재들만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력 산업이 동반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4분기 전망치는 '81'로 집계됐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지난 3분기(79)와 큰 변동없이 기업체감경기가 5분기 연속으로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조선·부품(103) 의료·정밀(102)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지 못했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비금속광물(70)이 특히 부진했는데 공급망 차질에 고환율이 겹쳐 원가 부담이 심화된 탓으로 보인다. 조선·부품은 지난 분기에 이은 수주 호황과 고선가가, 의료·정밀은 코로나19 특수가 지속되며 4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의 4분기 경기전망치가 69로 집계돼 중견·중소기업의 전망치(82)보다 10포인트 이상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수출 주력업종의 경기전망이 모두 부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광주(102)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BSI가 기준치 이하로 조사됐다. 광주의 경우 지역 주요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실적 호조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마무리까지 한 분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응답기업 5곳 중 3곳(58.5%)은 올해 한국 경제의 2%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OECD 전망치는 2.8%이다.
올해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기업의 절반(49.8%)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답했다.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리스크로는 '원가 상승 및 원자재 수급 불안'(82.1%) '환율 등 대외 경제지표 변동성 심화'(47.2%) '금리 인상 기조'(46.9%) 등이 꼽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상당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건실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 지원책을 촘촘히 마련하고 금융·외환시장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에 내재된 비효율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