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업무혁신 로드맵 금융업계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문재인 정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태양광 대출에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내놓은 태양광 대출이 2조4000억원을 육박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실태조사에 나섰다.

5일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2022년 7월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12개, 상품 수는 13개다. 같은 기간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에 쓰인 대출은 2조3773억4600만원에 달한다.


연도별 판매 실적을 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1118억8200만원에서 ▲2018년 3341억7300만원 ▲2019년 6550억3500만원 ▲2020년 7567억2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지난해에는 3747억2200만원으로 줄었고 올해 7월말 기준으로 144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별 판매실적을 판매건수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이 6529건(59.5%)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 1655건 ▲국민은행 1143건 순이다.

대출금액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1조8361억원 ▲전북은행 1조3557억9600만원 ▲농협 3404억6800만원 ▲광주은행 2806억25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강민국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광풍 몰이로 국토의 산야에 은행 상품으로 약 2조4000억원짜리 태양광 발전 설비가 1만1000여개 깔려 있고 아직도 대출잔액이 1조원 이상 남아 사업 부실 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REC가격 폭락, 변동금리 대출 90% 어쩌나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태양광 사업 관련 대출 가운데 90%는 변동금리다. 평균 이자율은 3.44%이다.

태양광 대출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과 전북은행의 변동금리 비율도 각각 83%, 98% 수준에 달한다. 문제는 본격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점이다.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 가격은 2016년 1메가와트(MW)당 16만원에서 2022년 6만원대로 폭락했다. 금리 인상 리스크와 수익성 악화가 맞물리면서 상환 불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태양광 대출 관련 은행의 연체율은 0%대이므로 연체액만 따진다면 수백억원 규모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과 담보 대출이나 과도한 신용 대출 등을 문제 삼아 조사 및 검사를 확대할 경우 부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곳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실태 표본 점검을 벌인 결과 위법·부당사례 2267건(2616억원 규모)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태양광 관련 대출, 사모펀드 등 부실 신용공여를 들여보고 있다. 금감원은 태양광 대출의 경우 정책 자금 대출과 금융사 자체 대출을 나눠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를 파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권 간담회를 진행한 후 "이번주 태양광 대출에서 파악한 자료의 현황 등을 공개할 것"이라며 "필요한 절차를 거쳐, 법적으로 제약이 없는 범위 내에서 유관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