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주요 산업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공급망 블록화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후퇴하고 인건비·금리 부담에 따른 사업 확장성 약화될 전망이다. 또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 등 영향에 경영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총 5개 산업군, 15개 산업을 전망하면서 소재?부품 부문에서 정유 및 2차 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13개 산업의 업황이 올해보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원가부담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올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국내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차 전지산업은 미국 및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라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배제 정책이 오히려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이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은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확보할 것으로 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수요 확대로 내년에도 견조한 원유 수요가 예상되고 있어 양호한 업황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부품업은 환율 상승으로 수입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제조원가 부담 가중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산업군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TV, 컴퓨터와 같은 내구재 소비는 감소와 이에 따른 반도체, 디스플레이 악영향을 전망했다.
운송산업군은 운송 수요 감소가, 해운업은 글로벌 환경규제로 강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투자확대 부담까지 떠안을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은 고금리에 따른 개발자금 조달 및 수요 위축이, 강달러와 고유가로 관광객 수 회복이 더뎌지면서 숙박업 개선도 당장은 요원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수출둔화·재고증가·인건비 상승 '3중고'
하나금융은 글로벌 고금리 및 경기 하방압력 강화가 당분간 이어지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수출 감소 ▲재고 증가 ▲인건비 상승과 같은 경영환경 악화에 상당기간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둔화를 우려했다. 반도체는 코로나 특수로 인한 단기적 활황기가 종료되고 침체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동차는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감소의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석유화학 제품은 각국의 탈플라스틱 정책이 확산하면서 수요 회복이 제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 철강, 의류 등에서 재고자산이 급증하고 있어 당분간 기업들은 할인판매, 가동률 저하 등 재고소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한 소재, 부품 업체의 실적 둔화도 예상되어 관련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인건비 상승도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직후 배달업, IT 업종 등 신산업에 인력이 집중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력 부족이 내년에도 이어짐에 따라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종의 원가부담 문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문태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효과가 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식어가면서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원가부담 및 재고소진 위험이 남아 있어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