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증시 회복 속도는 더딘 가운데 얼어붙은 IPO 시장에 상장 철회 혹은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1개 기업이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 시장 부진으로 기관의 기업가치 평가와 회사 측이 원하는 몸값 사이의 괴리가 커지며 상장 일정을 취소하는 기업이 잇따르며 IPO 시장의 냉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일반청약이 예정돼 있던 밀리의 서재는 지난 8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해 지난 4일과 7일 이틀간 실시한 수요예측이 흥행에 실패하면서다.


밀리의 서재는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밀리의 서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공모를 철회했다. 밀리의 서재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은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희망 공모가는 2만1500원에서 2만5000원이었으나 기관 대다수가 희망 밴드 하단인 2만1500원에도 못 미치는 2만원 이하로 공모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의 서재에 이어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 기업 제이오도 공모 철회를 공시했다. 제이오의 경우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더블유씨피 이후 가장 몸값이 큰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IPO 시장에선 올해만 11번째 상장철회가 나타나며 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오일뱅크와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일정 철회에 나섰고 지난달에도 라이온하트, 골프존커머스가 상장을 철회했다. 이달 케이뱅크도 진행 중이던 일정을 취소했다.

통상 IPO 시장에선 매년 10월~11월은 연중 최고치의 신규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이 진행되는 성수기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IPO 중단이 줄을 잇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모 투자자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공모가 희망 밴드 하향, 보호예수 물량 확대 등 시장친화적 조치들을 내걸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어급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공모 철회와 국내 증시 조정 장세가 반영된 IPO 기업들의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 약세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코스피, 코스닥의 전반적인 시장 흐름의 영향이 중요하겠지만, 낮은 공모가로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상장 후 자기 기업 가치를 찾아 반등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는 기업을 투자 기회로 삼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