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압박을 덜어줬다는 평가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7% 올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9%를 하회한 기록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4%로 전문가 전망치(0.6%)보다 낮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5%, 전월 대비 0.5%)를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9월 6.6%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3개월간 하락세를 보이던 에너지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식탁 물가의 급등세는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0.9% 치솟았으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9월(0.8%)보다 약간 내려갔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4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연준은 통화정책 운용에서 다소 여유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델피아부터 보스턴, 시카고, 리치몬드, 샌프란시스코까지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은 수개월 동안 이어온 초대형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인상 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그동안 연준의 긴축 덕분에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한다"며 "충분히 제약적인 환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간 총재도 "금융시장과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더 잘 평가하기 위해 조만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긴축정책의 힘을 뺄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달 말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을 텐데, 가능하면 낮은 폭으로 (기준금리) 인상해 가면서 물가 상승세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천천히 올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