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침체 여파로 가전업계의 실적이 급감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 모습. / 사진=뉴스1 허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제품 판매가 줄어들며 실적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가전업계의 실적은 대부분 하향세를 그렸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1.4% 감소한 10조8520억원이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5.1% 늘어난 746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5968억원)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충당금 약 4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영업이익이 27% 감소했다.

위니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났다. 특히 3분기 누적으로는 영업손실이 384억원에 달한다.

SK매직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5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77.1%나 주저 앉았다. 같은 기간 쿠쿠홈시스는 25.9% 줄어든 450억원의 영업이익을, 위닉스는 89.1% 폭락한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데 그쳤다.


국내 주요 가전업체의 실적이 줄어든 것은 제품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며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을 기록했다.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를 나타내며 2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10월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공업제품 등의 높은 오름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재고도 쌓이는 양상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1.6% 늘었고 같은 기간 LG전자 재고자산도 11조2071억원으로 1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가전이나 IT 제품을 사들이는 보복소비(펜트업) 효과로 제조사들의 실적이 증가했지만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재고가 점점 쌓이는 상황에서 수요 위축이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 하락 압박 등 손실이 더욱 커져 4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