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에 위치한 B신협 본점 모습./사진=이채열 기자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고 있는 A모 씨(남, 65세)는 한 달여 전 "소중한 정보(휴대전화)가 변경되었습니다. 00 신협에서 000 님의 110****** 계좌가 신규 개설되었습니다"라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A 씨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도 자신이 모르는 내용이라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여겼다. 이후, 본인도 모르게 신협 조합원 가입신청서 등이 위조돼,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통이 터졌다.


그래서 A 씨는 해당 신협을 찾아, 신규 계좌 개설과 조합원 가입 배경에 대해 따져 물었다. 그때 신협의 답변은 "사모님이 가입하셨고, 계좌 개설에 동의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는 몇 년 전 부인과 이혼해 왕래가 거의 없었고, 자신이 서명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신협에서 실명 확인도 없이 계좌를 개설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부산 사하구에 본점을 둔 B 신협의 조합원이라고 밝힌 제보자 C 씨에 따르면 현재 해당 신협 이사장 등이 신용협동조합법 위반죄 등의 혐의로 지난 10월 12일 사하경찰서에 고발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해당 신협 이사장 등은 신용협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신협 자체 감사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위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C 씨는 지난 10월 28일 추가로 경찰에 고발했다.


C 씨는 "신협중앙회 검사 및 신협 자체 감사에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지인들을 사실상 자신이 운영하는 꽃집 직원으로 위장해 차기 이사장 선거에 있어 자신을 지지할 수 있도록 수백 명으로 추산되는 조합원을 가입시킨 것이 적발돼, 시정조치가 내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이사장 외 6명은 무자격조합원을 가입시켜 지적받자 이번에는 방법을 변경해 해당 신협 관내에 실제 근무처를 둔 자를 조합원으로 가입시켰으며, 그 과정에 본인의 동의 없이 몰래 조합원 출자금까지 부담해주고 신협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계좌를 개설하는 등 신용협동조합법을 위반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고속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해당 신협에 가입시키고자 조합원 가입신청서 및 조합거래신청서를 각각 위조해, 부담해야 할 출자금 1좌 10만 원을 대납해, 조합원 계좌를 개설해 주는 방식으로 고속관광버스 운전기사 20명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과 신협 직원 6명이 조합거래신청서 위조, 출자금 대납, 실명 확인 없이 조합원 가입, 출자금 계좌 개설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사전 불법선거운동이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C 씨는 현 이사장 등 7명에 대해 "신용협동조합법 위반 혐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업무상횡령 혐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 사문서위조 혐의, 업무방해 혐의 등이 의심된다"라며 사하경찰서에 추가로 고발했다.

그러면서, 제보자이자 고발인 C 씨는 "피고발인 등은 신협중앙회 감사 등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돼 시정조치 명령을 받았음에도, 차기 이사장 선거에서 재차 당선시킬 목적으로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근거로 사문서를 위조해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등 또다시 신용협동조합법 등을 위반해 추가로 고소하게 됐다"라며 "엄격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협 이사장,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 적법절차 거쳐 가입" 즉각 반박

이에 대해 현 이사장 D 씨는 "아직까지 경찰에서 수사와 관련해 요청해온 것은 없다.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 설명했다.

우선, 이사장은 문제가 되는 관광버스회사 관련 신규가입신청서에 대해서 "상호업무협약을 한 업체로 신협 직원이 방문해서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받았다"며, "이 동네에 살거나, 직장이 있으면 가입 조건이 된다. 가입 철차를 검증해서 가입시킨 만큼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실명제 위반에 대해서도 "관광버스회사와은 업무협약이 돼 있어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통장을 개설했을 뿐"이라고 하면서, "자필하지 않고 가입됐다는 3명에 대해서는 정식 조합원도 아니고, 자필로 서약하지 않아, 신청서를 받지 말라고 지시해, 취소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와는 무자격 조합원들이 근무한다는 모 꽃집에 대해서도 이사장은 "취임하기 전에 경영하던 꽃집인데 어려운 친구가 있어서 넘겨주면서 사업자 변경을 했다. 인터넷 영업장이기에 고객으로 등록된 자는 영업사원으로 돼 있는 직원들이라 상관없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협중앙회와 신협중앙회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에 해당 신협의 감사 결과 등 징계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감사 진행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에 알릴 수 없다"라며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절했다.

이에 관할 경찰서는 "무자격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됐다며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라며, "참고인 조사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2월 초경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