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은 소아·청소년에게 주로 발병해 경련을 유발하는 희귀한 뇌종양이다. 통증이 없고 진행이 느리며 수술 후 종양이 일부 남아 있더라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얌전한 종양'으로 불린다.
다만 빈번하게 재발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꼽힌다. 수술 받은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 환자의 20~30%에서 재발이 일어났다는 해외 사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의 수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피지훈 소아신경외과·팽진철 핵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1997년~2021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술 받은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 환자의 메티오닌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ET-PET)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핵의학에 발표했다. MET-PET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 기반의 방사성 약품을 주입하고 이 약품이 분포된 모습을 촬영하는 뇌종양 검사기법이다.
연구팀은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의 메티오닌 흡수량과 수술 후 임상사건(조절 불가능한 경련 재발, 종양 성장, 종양 출혈)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 받은 환자의 MET-PET 검사 데이터 27개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전절제술(10개, 종양·위성병변 모두 제거) ▲불완전절제술(17개, 위성병변 또는 종양 일부 잔존)로 구성했다.
분석 결과 종양의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환자 중 전절제술로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환자는 아무도 수술 후 재발이나 경련을 겪지 않았다.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으며 종양의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모든 환자는 수술 후 경련 또는 종양의 재발을 겪었다.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지만 메티오닌 대사가 낮거나 보통 수준이었던 환자는 약 27%에서 재발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메티오닌을 많이 흡수해 종양의 대사가 활발한 환자는 수술 후 종양이 남아 있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커진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 교수는 "이번 연구로 MET-PET 영상에서 확인되는 메티오닌 대사 활동을 활용해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 환자의 수술 예후를 예측하고 전절제술이 필요한 케이스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