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한전 적자' 불똥 맞은 민간발전업계… SMP 상한제 대응 방안은
② 위헌 우려에도 강행… SMP 상한제, 해외 사례 보니
③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재생에너지'
① '한전 적자' 불똥 맞은 민간발전업계… SMP 상한제 대응 방안은
② 위헌 우려에도 강행… SMP 상한제, 해외 사례 보니
③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재생에너지'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에 제한을 두는 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한전이 전력구매대금으로 보상하는 가격이 40%가량 낮아지면서 민간발전사들의 이익도 그만큼 감소하게 됐다. 민간발전사들은 정부의 추가 대응을 지켜보며 문제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SMP 상한제는 '한전 적자' 떠넘기기(?)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 상한제 시행 첫날인 지난 12월1일 기준 SMP(육지기준)는 킬로와트시(㎾h)당 276.6원으로 집계됐다. SMP 상한제 시행 전이라면 한전에 전력을 판매한 발전사들은 276.6원을 보상받겠지만 이달부터는 상한선인 ㎾h당 158.9원을 받게 됐다. 발전사들의 이익은 ㎾h당 117.7원(42.5%) 줄었다.SMP 상한제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다. 국제 연료비 인상으로 SMP가 폭등함에 따라 한전이 발전사들에 지출하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한전의 적자 폭이 확대된 데 따른 조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월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한전 적자 문제는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면서 다각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 위기 상황이고 국민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발전업계가) 어느 정도 고통을 조금씩 나눌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해 3분기까지 한전은 21조8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판매수익은 5조4386억원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25조8832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SMP는 177.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3원)보다 2.13배 올랐다.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간의 평균 SMP가 그 이전 10년(120개월)간 평균 SMP의 상위 10% 이상일 경우 한 달간 시행한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SMP의 평균은 ㎾h당 242.4원으로 최근 10년간 월평균 SMP의 상위 10%인 154.1원보다 높아 이달부터 시행됐다.
정부 "손실 보전하겠다"…발전업계는 '우려'
산업부는 발전사업자의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가 SMP 상한 금액을 초과할 경우 별도로 연료비를 보전키로 했다. SMP 상한제로 발전사업자가 손해를 보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발전업계는 SMP가 하락해 손해를 봤을 때는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SMP가 오르자 이익을 회수하려 한다고 반발한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2020년 1월 SMP는 84.54원에서 4월 75.38원, 10월 50.8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발전업계는 발전을 멈추면 손해가 더 커져 손실을 감수하면서 발전기를 가동해야 했다.
정부는 SMP 상한제가 발전사의 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3개월을 초과해 연속 적용할 수 없게 했다. 또한 1년 뒤 SMP 상한제를 일몰하기로 했다.
발전업계는 이를 두고 정부가 3개월 연속 SMP 상한제를 시행한 뒤 1개월간 휴식 기간을 갖고 다시 3개월 연속 적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1년 중 9개월 동안 SMP 상한제를 시행할 수 있다. 일몰 도입에 대해서도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와 같이 언제든 연장될 수 있다고 본다.
민간발전사들은 실제 피해 규모를 수치화해 소송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SMP 상한제로 인한 발전사별 피해 규모를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발전사, 행정소송 제기 가능성
SK E&S,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대형 발전사들이 가입한 민간발전협회는 12월 한 달간 추이를 지켜본 뒤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자문해 행정소송이 가능하다는 검토의견을 받았다.민간발전협회는 규제개혁위원회 지적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마련할 손실 보전 방안도 지켜볼 방침이다. 정부는 발전기 연료비가 상한 금액을 초과할 경우 보전하도록 해 실질적 손실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선 정부의 지원이 연료비에 한정돼 손실을 모두
만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선 연료비 이외 발전기 유지 보수비용, 발전에 사용되는 용수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등으로 인한 환경 규제 비용, 발전량에 비례해 납부하는 지역자원시설세 등도 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연료비 보전 기준이 실제 발전기 운영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정속으로 발전기를 출력해 운전했을 때를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하지만 천연가스는 수요에 따라서 출력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정산 금액보다 연료비가 더 많이 드는 문제가 있다.
민간발전협회 관계자는 "소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설지는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