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태광산업이 이사회를 열고 흥국생명의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태광산업이 이사회를 통해 흥국생명에 대한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태광산업의 주주와 시민단체 등은 태광산업의 지원을 반대하며 논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흥국생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논의한다. 지원 방식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4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흥국생명은 지난 9일 내부 자금으로 5억달러(발행 당시 환율 기준 5571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말 157.8%였던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밑으로 추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산업이 자금 지원에 나선 것도 낮아진 RBC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태광산업의 주주들과 시민단체 등은 흥국생명에 대한 자본 지원에 반발하고 있다. 흥국생명과 지분 관계가 없는 태광산업을 동원해 현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해당기업 주주가치 훼손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임 우려도 제기된다.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이는 대주주를 위해 태광산업 소액주주의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며 "흥국생명 대주주인 이호진 회장을 위해 태광산업과 태광산업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성명서를 내고 "흥국생명의 지분을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배주주를 위해 회사와 일반주주에게 피해가 가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사진들에게도 배임의 혐의와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호진 전 회장 등 지배주주를 위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흥국생명은 태광산업과 직접 지분 관계가 없으며 사실상 개인회사로 평가 받는다. 흥국생명은 이 전 회장이 전체 지분의 56.30%를 보유하고 있고 이 전 회장과 그의 친족의 지분율이 81.95%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은 대한화섬(10.43%), 일주학술문화재단 (4.70%), 티알엔( 2.91%) 등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