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며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에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분양시장 호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측했던 '서울 최대 규모 재건축'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마저 일부 주택형의 미분양이 발생해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달 분양에 나선 단지 중 청약 접수 '0건' 아파트가 등장하며 건설업체들은 긴장감이 더욱 커졌다. 청약 통장 접수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단지들도 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짓는 '빌라드아르떼 제주'는 지난 12일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결과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전남 함평군에 전용면적 84㎡ 232가구를 공급하는 '함평 엘리체 시그니처'도 이달 1순위 청약에서 접수자가 없었다. 2순위 청약에선 3건이 접수돼 전체 청약 접수율이 1.3%에 불과했다.
총 47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대구 '월배역 우인그레이스'는 지난 10월 1·2순위 통틀어 총 6명이 청약 신청을 했다. 대구 '두루역 서한포레스트'도 101가구 공급에 지난달 1·2순위 청약 접수 결과 13건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도 청약 미달로 골머리를 앓는 건 마찬가지다. 경기 남양주시에 건설 예정인 '도심역 한양수자인 리버파인'은 1순위 청약에서 일부 가구 미달이 발생했다. 전용 39㎡는 해당 지역에서 4건만 접수돼 35가구가 미달됐다. 전용 45㎡ 또한 공급물량 총 120가구 중 64건이 접수돼 1순위 청약 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동 62-1번지 일대 선보이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16개의 주택형 중 1순위 해당지역에서 청약 접수가 마감된 타입은 모두 4개에 불과했다. 전용 49㎡E 타입은 11명 모집에 10명으로 1명이 미달됐다.
이에 일부 시행사들은 아예 분양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4만7217가구로, 전년동기(1만4075가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남 광양에 지을 예정이던 '더샵 광양라크포엠'의 시행사인 한국자산개발은 지난 2일 분양 중단을 결정하고 계약자에게 계약 해제와 위약금 지급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는 10월 청약을 접수했지만 일반공급 898가구 모집에 530가구가 신청해 미달됐다.
서희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도 입주자 모집공고 취소를 위해 계약자와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7월 분양 당시 144가구 중 44가구만 계약돼 분양 포기가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건설업체들은 미분양을 막기 위한 묘수를 고안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기간 집값이 폭락해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아진 사례도 발생하며 미분양과 계약해지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준공 후 미분양과 입주 거부가 늘면 자금력이 약한 건설업체는 부도 위험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