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는 여전히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은 지난해보다 0.7%포인트 감소한 14.5%에 그쳤다.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은 2018년 21.8%에서 2019년 17.8%, 2020년 16.4%, 2021년 15.2% 등 매년 줄어들고 있다.
총수 본인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도 2018년 8.7%에서 지속 감소해 올해 4.2%까지 낮아졌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주력회사나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 관련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돼 있었다.
주력회사 중 총수일가 이사등재비율(37.1%),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 이사 등재 비율(34.0%)은 전체 회사의 이사등재비율(14.5%)을 크게 상회한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공익법인의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은 66.7%로 계열사 주식을 미보유한 공익법인의 총수일가 이사등재비율(35.7%)보다 훨씬 높았다. 공익법인이 본연의 사회적 공헌 활동보다 편법적 지배력 유지·강화에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사 겸직 실태를 살핀 결과 총수 본인의 경우 평균 3개 회사에 재직하고 있으며 총수 2·3세 경우 평균 2개 회사에 재직하고 있다. 총수 본인의 이사 겸직 수는 SM(13개) 하림(7개) 롯데·영풍·한라·아모레퍼시픽(5개) 순이었다.
총수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회사의 비율은 5.3%이며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분포돼있었다.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었지만 여전히 미흡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88개)의 전체 등기이사 중 사외이사는 51.7%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기했다.
이사회 참석률은 97.8%로 높았지만 이사회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이 99.3%에 달했다.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의 비중은 0.69%에 불과하다. 이사회가 여전히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장사들은 관련 법상 최소 기준을 상회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했다. 모든 위원회의 설치비율이 증가했고 특히 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ESG위원회 설치회사 비율이 지난해 17.2%에서 올해 46.9%로 대폭 증가했다.
집중·서면·전자투표제 중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도 최근 5년새 33.6%에서 85.8%로 크게 증가했다. 전자투표제의 도입 회사 비율과 실시 회사 비율도 전년대비 각각 8.5%포인트, 9.6%포인트 늘어난 83.7%, 83.0%를 기록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78.3%) 및 반대(8.7%) 비율은 지난해 대비 각 3.8%포인트, 2.3%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의결권을 행사한 1998건 중 부결된 안건은 9건(0.45%)으로 실질적 견제 정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공정위는 "제도적 장치는 지속적으로 정착해가는 반면,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에 미흡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