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정부에 의과대학 2000명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요청하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법원이 정부에 의과대학 2000명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요청하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관련한 의·정 갈등이 법원에서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원이 정부에 2000명 증원 관련 구체적인 근거를 제출하라고 주문하면서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지난달 30일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 18명이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심문에서 정부에 의대 증원 처분에 대한 근거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2000명 증원을 결정하게 된 과정, 향후 지원에 대한 자료와 회의록 등을 오는 10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의사와 의대생 등에 대한 '원고 적격'을 문제 삼으며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의대 증원의 직접 상대방인 대학 총장이 법적으로 다툴 가능성은 작다고 보며 "모두에게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경우에는 다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정부에서 한다고 일사천리로 해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에 대한 검토를 마친 후 이달 중순 정도에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은 5월 3주 차 이후에나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지난달 30일까지 각 대학의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반영한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을 대교협에 제출하고 대교협의 심사를 거쳐 이달 말까지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재판부의 요청에 대해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지난 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 오는 10일 안에 제출하는 등 소송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떤 자료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정부 측에 2000명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것을 촉구해 왔다. 이번 재판부 결정은 의료계의 주장도 고려해 2000명 증원에 대해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향후 의대 증원 정책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정부의 자료가 타당하다고 보면 정부의 의료 정책은 상당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반면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면 정부의 의료 정책 전반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