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미션, 이거 사람 잡는 겁니다. 빙판길에 오토바이로 시간을 맞추려 내달리는 게 제정신이 아니란 걸 알지만, 벌러 나왔으니 소득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달 플랫폼이 운영하는 이른바 '배달 미션'이 라이더들의 안전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플랫폼의 일방적인 프로모션 구조가 기사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강요하며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배달 미션'은 플랫폼이 기사들의 배달 건수를 높이기 위해 정해진 시간 내 목표치를 달성하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이다. 주로 기상 악화 시기나 주문이 폭주하는 피크 시간대에 집중된다.
보통 주문이 몰리는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라이더들은 11건에서 많게는 14건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기본 배달 단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하루 2~3만 원의 추가 수당을 챙기려면 이 미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때문에 배달 기사들은 낮아진 배달 단가를 '배달 미션'으로 메꾸기 위해선 무리한 운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의정부에서 4년째 배달업에 종사하는 김 모 씨(50대)는 "피크 시간대 1시간에 평균 3~4건 정도 처리하는데, 3시간 남짓한 시간에 14건을 채우는 건 사실상 무리"라며 "미션 성공을 위해서는 신호 위반이나 과속 등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심리적 압박감은 실제 사고로 이어진다. 김 씨는 6개월 전 배달의민족 미션 수행 중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으나, 사고 당시 증거 부족으로 산재 적용조차 받지 못했다. 장거리 주문이 겹치는 등 돌발 변수가 많은 미션 시간대에는 사고 위험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또 다른 라이더 이 모 씨는 "미션이 진행될 때 배달 기본 단가가 어떨 때는 평소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다. 말로만 미션이지, 사실 폭설로 인해 집에서 쉬고 있는 기사들을 간접적으로 나오게 유인하는 하나의 전략적 도구일 뿐"이라며 "위험을 부추기는 배달 미션을 적용하기보다는 배달 기본 단가를 올리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와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국내 배달 라이더 수는 약 50만 명에서 최대 7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