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이르면 내주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별도의 총량 목표치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대출 전체 증가율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그중에서도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직접 자극하는 주담대 증가 속도를 추가로 조이는 방식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말 예정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1.8%)보다 낮게 억제하는 방안을 포함할 계획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주담대에 대해 별도 증가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가계대출 전체 증가율을 낮추는 관리 목표와 별개로 주담대에 별도 총량 목표치를 부과해 부동산 과열 국면에서 대출 채널이 수요를 증폭시키는 경로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강경한 메시지가 설 연휴 전 대출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자금 수요가 커지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원으로, 약 한 달간 5588억원 감소했다.

이번 대책에 주담대 위험가중치(RWA) 상향이 포함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행 20% 수준인 주담대 RWA를 2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위험가중치가 오르면 은행은 동일한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더 많은 자기자본을 쌓아야 해 결과적으로 대출 공급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주담대 금리와 심사 기준이 동반 강화되고 대출 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다주택자의 관행적 대출 연장 문제를 겨냥한 추가 규제 카드가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권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 취급 현황과 규제 적용 실태를 점검했다.

임대사업자 대출이 규제의 중심에 놓이는 배경에는 만기 구조의 차이가 있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통상 30~40년 만기의 분할상환 구조로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종료되지만, 임대사업자 대출은 통상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만기 연장이 반복된다.

이에 따라 당국이 만기 연장 단계에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적용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책에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현재는 신규 대출에 한해 규제지역 1.5배, 비규제지역 1.25배 기준이 적용된다. 규제지역에서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최소 1500만원 이상의 임대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권은 임대사업자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등과 함께 RTI를 종합적으로 심사하지만 만기 연장 시에는 통상 형식적 점검만 거치고 RTI 요건을 따로 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른 시일 안에 추가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회사들이 관련 대출의 적절성에 대한 면밀한 심사 없이 관행적으로 대출 만기를 연장해줬던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