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거수 표결이 진행되자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서울특별시와 동등한 법적 지위와 자치 권한을 갖는 '전남광주특별시'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3월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6월3일 지방선거에서 첫 통합시장을 선출하고, 7월1일 공식 출범한다. 인구 약 317만명으로, 서울과 부산에 이어 3번째 규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및 미래전환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을 재석 18인 중 찬성 11인, 기권 7인으로 가결했다.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올랐으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면서 처리가 미뤄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자행하고 있다며 10명씩 11개조로 본회의장 지킴조(필리버스터 진행조)를 편성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달 초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토론 중 회기가 종료되거나 토론 시작 후 24시간이 경과될 경우 재적의원 5분의 3이상이 찬성하면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5분의 3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하루에 법안 1개씩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은 7번째 안건이어서 다음달 초 처리가 예상된다.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은 광주시와 전남도를 폐지·통합해 정부 직할의 전남광주특별시를 설치하는 법안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와 자치권한을 갖는 초광역 특별자치단위를 조성하는 게 목적이다. AI(인공지능)·반도체·재생에너지 등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이날 법사위에는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도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반대에 처리가 보류됐다.

민주당은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정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에서도 거수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추미애 법사위원장(경기 하남시갑)에게 항의했다.

추 위원장은 "충남·대전은 시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고,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통합 추진을 말아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국민의힘·서울 동작구을)은 "민주당의 일당 독재"라면서 "행정통합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냐"고 했다. 또 "내용도 보면 전남광주만 유일하게 좋고, 충남대전과 대구경북을 차별했다"고 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장인 황명선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와 충남도는 스스로 통합의 깃발을 먼저 들었다"며 "그러나 정작 법안 처리의 문턱에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그리고 국민의힘이 장악한 시도의회는 '나 몰라라' 하고 등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까 두려워 지역민의 염원이자 지역의 백년대계인 대전충남 통합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린 것"이라며 "이것이 국민의힘이 말하는 '지역 살리기'냐"고 했다.

황 의원은 "국민의힘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의 미래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마시라"면서 "계속해서 지역의 희망을 꺾는다면 준엄한 민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날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보류된 데 대해 내부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경북 김천시) 등 원내지도부에게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냐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1월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떡을 자르기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욱 최고위원, 주호영 국회 부의장, 송언석 원내대표, 장 대표. /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