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법 3법이 의결된 데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의 명운을 권력의 발밑에 짓밟았다"고 규탄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은 끝내 국민의 목소리에 눈과 귀를 닫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사법 개혁의 탈을 쓴 사법 장악 선언이자 입법·행정에 이어 사법권력까지 손아귀에 넣겠다는 정치적 폭거"라고 했다.

그는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것은 사법 독립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라며 "현 정권 임기 내 대법원의 과반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 넣겠다는 얄팍한 수작"이라고도 했다.

이어 "재판소원 도입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4심제로 뒤집는 제도적 혼란을 초래한다"며 "확정 판결조차 정치적 입김에 따라 뒤집힐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재판의 종국성을 말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왜곡죄는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형사 처벌로 보복하겠다는 사법부의 명줄을 죄는 정치적 족쇄"라며 "법관의 양심이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살피게 만드는 이 악법은 헌법이 보장한 사법 독립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독소 조항"이라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사법부를 정권의 방패막이로 삼아 영구 집권을 획책하는 독재의 길을 선택했다"며 "헌법이 수호해온 삼권분립의 원칙은 정권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뗐다 붙였다 하는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 독립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정치적,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 대통령은 전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과 전남·광주통합특별법, 3차 상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조만간 법안을 관보에 게재해 공포하면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는 즉각 시행된다.

사법 3법은 지난달 26~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법왜곡죄 신설)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 도입)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대법관 증원)을 뜻한다.

법왜곡죄는 형사사건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검사·수사기관이 특정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 적용이나 증거 판단을 고의로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 등으로 처벌하도록 한 개정안이다.

재판소원제는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할 경우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법 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관 정원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안이다.

법왜곡죄는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불명확하고, 재판소원제는 4심제로 위헌성이 높고 재판 지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재명 정부에서 12명의 대법관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