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지주사 (주)효성의 자금 지원에도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 주력 사업 의존도도 낮추며 체질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영업손실 1605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4분기에만 7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효성화학의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의 부진이 뼈아팠다. 효성화학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를 넘어 유럽·러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자 했다. 생산 공정 효율화를 위해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만들고 폴리프로필렌(PP)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기 위한 공격적인 설비투자도 단행했다. 하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투자금과 운영자금을 차입금으로 메우고 있다.
이에 (주)효성은 효성화학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지원에 나섰다. 지난해에만 자금보충약정 체결과 영구전환사채 매입 등을 통해 총 5000억원을 지원했다. 2023년엔 500억원 규모의 효성화학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2024년엔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효성화학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200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효성화학은 지주사 지원으로 지난해 부채비율을 309.7%로 낮출 수 있었다.
지주사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효성화학은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고부가 소재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재편의 중심은 효성화학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 '폴리케톤'이다.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들기에 탄소 저감 효과가 크고 기존에 쓰이던 나일론보다 충격은 2배, 마찰력은 약 14배 뛰어나다. 무독성 소재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해 효성화학은 식품 관련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부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기술 차별화를 위해 관련 지식재산권도 16개 확보했다.
효성화학은 난방·급수관, 하수관 파이프, 의료용 등에 쓰이는 고부가 PP 제품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안전성 검증이 필수라 인증 확보가 시장 진입의 핵심으로 꼽힌다. 효성화학은 파이프용 소재에 대해 영국 수질협회(WRAS) 인증을 확보하고 일부 의료용 PP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원료의약품 등록제도(DMF) 등록을 마치는 등 인증 범위를 넓히고 있다.
비핵심 사업인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NF3) 사업과 온산 탱크터미널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범용 PP 비중도 낮췄다. 기존 주력 제품군이었던 옵티컬 필름과 필름 사업부도 경쟁력을 잃어가자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PP 사업의 경우도 수익성 중심 사업 구조로 재편하고 생산 공정을 효율화하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