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이재원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하며 경영 안정성 강화에 나섰다. 동시에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기업공개(IPO) 일정은 내후년 이후로 늦추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빗썸은 31일 서울 강남구 성홍타워에서 열린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재원 대표이사와 황승욱 부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년 연장되었으며, 이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은 '문책경고' 처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유지를 선택한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빗썸 측은 해당 제재 수위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2027년 상장 목표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정상균 빗썸 CFO는 주총에서 "삼정KPMG와 2027년 말까지 IPO 자문 계약을 맺었다"며, "내년까지 회계 정책과 내부통제 고도화를 마친 뒤 그 이후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는 성급한 상장보다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투명한 경영 체계를 먼저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빗썸의 재무 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기준 매출 6,513억 원, 영업이익 1,635억 원을 기록하며 디지털 자산 거래 회복의 수혜를 입었다. 특히 제휴 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한 것이 실적 견인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기존 1,5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증액하는 안건도 통과되어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동원력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