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네모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건물도 업데이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김민석 네모테크놀로지스 대표 본인. /사진=최성원 기자

공간에 삶을 맞추던 시대는 끝났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원격 근무의 확산, 세컨드 홈 수요 확대까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머무는 '건물'은 여전히 수십 년 전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 한 번 지으면 부수기 전까지 바꿀 수 없는 고정 자산이다.

한국과 영국에서 20년간 건축가로 활동한 김민석 네모테크놀로지스(이하 네모) 대표는 현재의 건축을 이같이 진단하고 그 해결책으로 '업데이트'를 제시한다. 김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미래 건축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과거 휴대전화는 공장에서 나온 그대로 사용하는 완제품이었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하나의 '플랫폼'이 됐습니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지만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성능을 높입니다. 건축 역시 그런 방향으로 변화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정의하는 미래의 건물은 한 번 지어지고 방치되는 물건이 아니다. 거주자 요구와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네모가 지향하는 업데이트는 단순히 물리적인 구조 변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돼야 진정한 스마트 건축이 완성된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은 벽체 내부와 주요 접합부에 배치된 IoT 센서를 통해 건물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온도와 습도, 누수 가능성, 결로 위험 등을 데이터로 모니터링하죠. 이상 징후를 미리 확인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정비' 시스템입니다."라고 말했다.


AI 기술로 설계의 효율성도 극대화한다. 초기 도면 작성과 견적 산출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건축가가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이고 본질적인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모가 각 모듈에 고유한 식별체계를 부여해 설치부터 유지보수, 재활용 이력까지 기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네모테크놀로지스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삶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라며 "'짓고 부수는' 건축의 시대가 가고 '업데이트하고 순환하는' 건축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네모테크놀로지스 대표는 탈현장 패널 공법으로 지속가능한 건설산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사진은 김민석 네모테크놀로지스 대표 본인. /사진=최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