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2일 서울 소재 전통시장 내 지역화폐 결제 가능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리고 가계 소비를 진작시키면서 국내총생산(GDP)을 약 0.12%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비수도권과 저소득층에서 정책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10일 한국은행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소비쿠폰 사용처의 매출 증대와 가계 소비 진작 등 직접적인 효과를 중심으로 분석됐다.


소비쿠폰 사용처의 월평균 매출액은 비사용처보다 2.91% 증가했다. 다른 분석 방법을 적용할 경우 효과는 1.46~3.76% 수준으로 추정됐다. 정책 효과는 지급 초기인 7~8월에 집중됐으며, 1차 지급 효과는 약 두 달, 2차 지급 효과는 한 달가량 지속된 뒤 대부분 소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의 효과가 가장 컸다. 수도권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은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 비중이 높아 신용카드 데이터만으로는 효과가 충분히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브리핑에서 하정석 조사국 재정산업팀 과장은 "수도권의 경우 비사용처 매출도 비교적 견조했던 반면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사용처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잡화점과 음식점, 여가용품 업종에서 매출 증가 효과가 두드러졌다. 반면 병·의원과 학원 업종에서는 사용처가 비사용처보다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기준 추가 매출 증대 효과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액 13조5000억원 가운데 신용카드 지급분인 9조100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재정 투입액의 30.9%가 추가 매출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다른 방법론을 적용하면 효과 규모는 1조4000억~3조6000억원, 재정투입 대비 효과는 16.1~39.8% 범위로 추정됐다.

가계 소비 진작 효과를 나타내는 한계소비성향(MPC)은 0.20으로 분석됐다. 이는 소비쿠폰 10만원을 지급하면 약 2만원의 신규 소비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소득 하위 20%의 MPC는 0.25로 상위 20%(0.17)보다 높아 저소득층일수록 소비 진작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여가 관련 소비에서 신규 소비 유발 효과가 컸지만 비내구재와 교육·의료 등 필수재 성격의 품목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한은은 이 같은 효과를 종합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지난해 성장률 제고 효과가 약 0.12% 수준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다른 방법론을 적용할 경우 0.07~0.15% 범위로 추정됐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 약 1조4000억~3조60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 증가 효과에 해당한다.

하 과장은 "재정 투입 대비 효과가 30% 수준이라는 점만으로 정책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며 "당시 경제 여건에서 어떤 정책 수단이 적절했는지를 판단해야 할 문제이며, 이번 연구는 가치 판단보다는 정책 효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쿠폰과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경우 정책 시점과 차등 지원 방식, 사용처 등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하면 경제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소비쿠폰은 단기 처방 성격이 강한 만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 및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개선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