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8월11일 시행을 앞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에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요건을 '수도권 외 지역'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지자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용인·평택·화성·이천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이 집중된 경기도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차질은 물론, 정부 약속을 믿고 추진되던 7349억원 규모의 외국계 기업 투자 유치마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국토 균형발전을 옹호해 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번 시행령안에 대해서는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공식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 지사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의 특수성, 글로벌 패권 경쟁의 속도전,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섬으로의 전환, 기업의 투자의사 존중 등 네 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지사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산업부에 공식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생태계의 특수성, 글로벌 패권 경쟁의 속도전,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섬으로의 전환, 기업의 투자의사 존중 등 네 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지사는 "설계(팹리스)부터 생산, 마케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인력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는 유기적 생태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경기도에 앵커기업과 소부장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집적해 온 이유이자, 도가 전력망 지중화 등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며 공을 들여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균형발전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해야지, 이미 짜인 판을 쪼개는 지역 간 '제로섬' 경쟁을 유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비수도권은 각자의 강점에 맞는 산업을 '우대'하고, 경기도의 반도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계획대로 지원하는 '플러스섬' 모델이 확립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도는 지난달 28일 도내 반도체 기업과 관할 시·군 등이 모여 이번 시행령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정부에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수원·용인·화성·성남·안성·평택·오산·이천 등 경기 남부 8개 지역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K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공약을 발표한바 있다. 설계부터 생산,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까지 하나의 권역 안에서 이뤄지는 완결형 반도체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도 시장 복귀 첫 일성으로 반도체 프로젝트 사수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과 수도권 규제 문제에 대해서 "수도권이라고 해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며 "역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투자를 막는 잘못된 규제는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평택·이천·청주 축은 하루아침에 그어진 선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평택·화성·기흥,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용인 클러스터는 수십년 동안 공정 기술과 인력, 협력사, 물류망이 쌓이며 만들어진 산업 생태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국가 전략사업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는 용인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와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므로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도체특별법상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되면 각종 인허가 기간 단축과 세액 공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시행령안대로 '수도권 외 지역' 요건이 못 박힐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신규 팹을 지으면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으로 가야만 한다. 대신 정부는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에 대해 총사업비의 최소 50%에서 최대 전액까지 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달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