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 현대제철 당진지회 교섭대위원이 24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원청교섭 쟁취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과 원청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원청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회장이 결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 원청교섭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소속 조합원 2100여명이 생산을 중단하고 참석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는 노동 존중이라고 하지만 발표하는 것마다 재벌 존중"이라며 "종일 AI와 로봇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원청 교섭이 되지 않으면 중앙 교섭을 타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양재 본사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원청 교섭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근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양재 사옥이 현대차그룹의 원청 교섭을 지휘하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왔다"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원청과 교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어느 사업장도 우리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상호 금속노조 충남지부장도 "현대차그룹사 단 한 곳에서도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원청 교섭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양재동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청 '바지사장'이 책임질 것이 아니라 노조법 취지에 맞게 원청사가 직접 하청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원청교섭 쟁취 결의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원갑 현대제철 당진지회 교섭대위원은 "교섭 자리가 만들어져야 우리가 원하는 임금과 성과급, 4조 2교대 등을 얘기할 수 있다"며 "올해 원청 교섭과 직접 고용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 당진지회와 순천지회,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등 3개 지회는 지난 12일부터 현대제철을 상대로 2026년 단체교섭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현대제철의 하청 노조 간 교섭단위를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청 노조들이 별도 교섭단위를 구성해 원청과 각각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측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상태로 원심이 유지될 경우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속노조는 "올해를 원청교섭 쟁취의 원년의 해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자본의 탄압과 핍박이 있어도 원청교섭 쟁취와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