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이 부동산개발·건설·금융 산업의 미래 전략을 모색했다. 사진은 이진 KREDII 연구위원이 25일 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인공지능(AI) 확산과 인구구조 변화로 부동산개발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국내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업)가 미래의 공간 수요를 설계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진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 연구위원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린 KREDII 창립 기념 심포지엄의 발제를 맡아 부동산개발 방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3.5배 성장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단지 등 산업 인프라 수요와 공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이 연구위원은 "디벨로퍼 역할을 신규 택지 개발 중심에서 도시의 성능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도심 정비와 복합개발 등 기존 공간을 재해석하는 개발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개발사업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벨로퍼가 데이터 기반의 미래 수요 중심 기획자이자 리스크 관리자로 진화해야 한다"며 "개발사업의 신뢰는 수익률만이 아니라 위험을 누가 부담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정한다"고 강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할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산업의 성숙은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아니라 각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신뢰받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 경험을 데이터와 지식으로 축적하고 다시 사람과 현장으로 확산하는 부동산개발산업의 지식 기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주택 의존 탈피·리츠제도 개선 필요"

디벨로퍼업계가 AI(인공지능) 확산에 맞춘 개발 방식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25일 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주택·분양 중심 구조를 벗어나 사업 모델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시장이 높은 주택 의존도와 경기 변동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위원은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혁신 사례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도로 위 입체개발(록펠러대 리버캠퍼스) ▲일본의 서브리스(Sublease·전대차) 방식을 통한 리스크 분산 ▲다이와하우스공업의 전후방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등을 소개했다.

그는 "규제 중심의 제도에서 인프라 중심의 건축 기준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리스크 통제를 위한 'AI 맞춤형 활용'과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금융 분야에서는 리츠(REITs)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동수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장은 부동산금융이 실물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부동산금융은 장기 실물투자와 배당을 통해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이라며 "선진국들도 리츠를 국가 정책 파트너로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자산 매각 이익의 사내 유보 허용과 형사처벌 조항 삭제 ▲유상증자 절차 간소화 ▲다단계 구조 허용 등 대기업 규제 완화 ▲수도권 산업단지 내 공장 유동화 허용 등을 제안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은 리츠를 연기금과 보험자금 등 장기투자 자본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도 제도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