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산업기상도는 인공지능(AI)·신기술 수요를 등에 업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은 선전이 예상되는 반면 관세와 공급과잉의 부담 요인을 안고 있는 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맑음', 디스플레이·자동차·배터리·바이오·조선은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반면 기계·건설·철강·섬유패션은 '흐림', 석유화학은 가장 어두운 '비'로 전망됐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와 AI 추론·에이전틱 AI 확산에 힘입어 가장 밝은 '맑음'으로 예보됐다.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2.2% 증가한 1924억달러로 전망됐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과 낮은 재고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와 수출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IT·자동차 제품의 OLED 전환과 폴더블·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등 프리미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한 94억달러로 예상되며 특히 자동차용 OLED 출하량은 42.1%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LCD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세가 겹치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상반기 생산차질 물량의 이연,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하반기 내수는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한 87만5000대, 생산은 2.2% 증가한 203만5000대로 전망됐으며 수출은 친환경차와 북미 시장 호조세 지속으로 전년 수준인 132만5000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산업은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확대와 전기차 시장 호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은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와 대형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설비 가동에 더해 미국 생물보안법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예상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도 에너지 안보 강화에 따른 LNG선·탱커 수요 증가로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 산업은 반도체·방산 설비투자와 해외 플랜트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흐림'으로 예보됐다.
건설 산업은 공공·토목 수주 회복에도 실제 공사 물량과 민간 건축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도 일부 전방수요 회복에도 수출 부진과 체감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섬유패션 산업은 K-패션 완제품과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고부가 소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범용 직물 부진을 상쇄하기 어려워 전망이 흐리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동사태 진정 이후 원료 수급 정상화와 가동률 회복으로 생산이 상반기보다 5.2% 증가하겠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출은 상반기보다 14.8% 감소해 '비'로 예보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각국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는 가운데 기업의 노력만으로 넘기 어려운 통상·공급망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성장산업의 투자·혁신을 뒷받침하는 한편 어려운 산업의 전환 비용과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업종별 '핀포인트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