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14일 본인이 윤석열 정부에서 좌천됐다며 이른바 '친윤 검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검사 시절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던 건 검찰이 아닌 피해자를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이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으로 지명한 김지용 후보자에 대해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검찰 출신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 일각의 반발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재검증에 들어간 것이다. 중수청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후보자를 다시 살펴보는 건 잇따른 인사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다만 여권 안팎에서는 실제 후보 교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많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해식 의원은 15일 "추천위를 재구성해 새 후보를 제청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재검증이 정치적 충성도를 확인하는 절차로 변질될 가능성이다. 범여권 강경파는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 시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던 점,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때 반대 성명에 참여한 이력 등을 문제 삼아 사퇴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특정 진영의 검찰개혁 노선에 얼마나 충실했는지가 중수청장 자격의 핵심 잣대가 될 수는 없다.



중수청장은 부패·경제 등 중대 범죄 수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수사 전문성 못지않게 본질적인 덕목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다. 정권에 불편한 사건도 원칙대로 다루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법과 증거에 따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권 내 강경한 목소리에 맞추는 식으로 인선이 이뤄진다면, 중수청은 출범 전부터 권력의 눈치를 보는 기관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김 후보자 본인도 국민 앞에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는 2022년 '검수완박' 입법 추진 당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건 처리 지연과 국민 피해를 이유로 검찰 수사권 축소를 비판했다. 그런데 중수청장 후보로 지명된 뒤에는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에 관한 입장이 왜, 어떻게 달라졌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자리와 권력의 요구에 따라 소신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

여권 내부 갈등이 탄핵이라는 금기어로까지 번진 상황도 심각하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대통령을 향해 "내란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한다"고 비판하자,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론하며 맞섰다. 중수청장 인사 문제 등으로 당내 충돌과 탄핵의 언어가 난무하는 것은 파행적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민생 현안 대신 선명성 논란에 빠진 모습은 국민의 피로감만 키울 뿐이다.



이번 재검증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충성 경쟁'의 시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수청이 권력의 하명 수사기관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후보자의 전문성과 소신, 정치적 중립 의지와 독립성을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초대 중수청장 인선의 최소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