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가 하루 만에 해명에 나섰다. 앞서 조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이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 개헌을 반대한다'는 질문에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은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의 선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원론적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방송에 출연해 "일각에서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불가 입장이 확고하다며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이로써 조 의장의 느닷없는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하루 만에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6선 의원이자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국회의장으로서는 지나치게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권에 공연히 혼란만 키운 만큼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분명한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발언 직후 정치권에서는 "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를 굳이 꺼냈느냐"는 의문이 잇따랐다. 대통령실 설명대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현행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임기 연장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도모했던 전례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역사적 합의'이자 우리 헌정 질서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다.
극히 일부에서는 이 조항 자체를 개정하거나 부칙을 통해 적용 시점을 달리 정하면 현직 대통령 연임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는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국민적 동의를 얻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국회의장이 "정치 주체간 합의와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했으니 원론적 발언이란 해명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론을 맡았던 조원철 법제처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적용 여부와 관련해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답했던 사실까지 다시 거론되고,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 형사 재판 상황을 염두에 두고 연임 개헌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불필요한 정치적 상상력만 키운 셈이다.
청와대가 명확하게 선을 그은 이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논란은 여기서 종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제는 정치의 영역도 아니고 여론의 영역도 아닌 헌법의 영역이다. 개헌 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만큼은 헌법 질서를 흔드는 논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정치권 모두가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