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그런데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당초 없던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하는 조항이 뒤늦게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소기각은 공소 제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유무죄를 가리지 않고 재판 자체를 종결하는 예외적 절차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한 경우 등 6가지 사유에 한해 공소기각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여기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검사의)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를 새로 추가했다. 범여권 강경파의 요구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새로 추가된 요건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수사와 관련해 무엇을 '중대한' 위법으로 볼 것인지, 또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은 어떻게 인정할지에 따라 법원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반대하고, 대검찰청도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에서 개정을 강행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특정 사건과는 무관하다"며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그동안의 판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초 개정안에도 없던 핵심 조항을 별다른 논의도 없이 끼워 넣은 것은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 당장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종결하기 위한 우회 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소 취소 특검이 어려워지자 법원에서 공소를 기각하려 포석을 깐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실제 입법 의도가 무엇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사전에 없던 조항이 뒤늦게 삽입된 이상 불필요한 정치적 의심과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다.
형사사법 체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적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특히 공소기각처럼 재판 자체를 끝낼 수 있는 중대한 제도라면 적용 기준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하고, 입법 과정 역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 판단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소기각 사유까지 확대하는 것이 과연 불가피했는지도 의문이다.
통과가 임박한 형소법 개정안은 시행 과정에서 국민의 권리 보호와 법적 안정성 유지를 함께 담보해야만 그간 숱하게 제기됐던 우려를 씻을 수 있다.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이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일은 없는지 거듭 점검해야 할 것이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 역시 특정 사건에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없는지 형사사법의 보편적 원칙과 국민적 신뢰라는 기준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법으로 조직과 권한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민이 공정하다고 믿고 제대로 보호받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는 형사사법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데서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