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콘텐츠업계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한 가운데 소외되는 게임업계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챗GPT

정부가 영상·웹툰 제작사의 성장 과정에서 세제 혜택이 급격히 줄어드는 '세액공제 절벽'을 완화한다. 콘텐츠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제작사들의 고용과 차기 작품·지식재산권(IP) 재투자 여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 대상이 중소기업을 졸업한 영상·웹툰 제작사에 한정된 데다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게임은 이번에도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영상 및 웹툰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에 점감구조를 도입한다. 그동안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5년)이 끝남과 동시에 세제 혜택이 사라져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았다. 앞으로는 유예기간이 지나도 3년 동안 12.5%의 공제율을 적용한 뒤 중견·대기업 공제율(10%)로 전환된다.


콘텐츠업계는 세제 부담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영상과 웹툰은 출시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변화한다. 중소기업을 졸업한 시점에 세제 혜택까지 급격히 감소하면 인력 채용이나 차기 작품 제작을 미루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면 성장기에 접어든 제작사가 확보한 자금을 신규 콘텐츠와 IP 개발에 다시 투입할 여력이 커질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새롭게 혜택을 받는 대상은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이 끝난 영상·웹툰 제작사다. 기존 중소기업의 공제율은 15%로 달라지지 않는다. 흑자를 내지 못해 납부할 법인세가 적거나 중소기업 졸업과 거리가 먼 영세 제작사는 당장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콘텐츠업계 전반에 대한 지원 확대라기보다 성장 단계에 있는 제작사의 세제 절벽을 완화한 조치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제작비 자체가 공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 게임 산업은 2024년 콘텐츠 수출액 약 141억달러 중 85억달러를 차지하고 있지만 위상은 그렇지 못하다. 올해 전체 콘텐츠 예산 1조6177억원 가운데 게임 비중은 1123억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K컬처 매출 400조원 시대를 외치고 있지만 주력 산업인 게임에 대한 지원이 열악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은 지난 7월28일 국회 의원회관 정책토론회에서 "추가적인 정책 개입 없이 현재 산업 구조와 정책이 계속 유지되면 K컬처와 관련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게임사가 이미 연구·인력개발(R&D)에서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은 제작비와 R&D 비용을 명확하게 나누기 어려운 만큼 이중으로 공제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구갑)은 지난 6월 게임과 음악 콘텐츠 제작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상 '영상콘텐츠'로 규정된 공제 대상을 '문화콘텐츠'로 넓히고 게임물과 음반·음악파일·음악영상물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게임업계의 숙원인 세액공제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송진 본부장은 토론회에서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도입하면 1조4554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취업자 1만5513명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동감하고 있다. 최원석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은 "기획재정부에 조세지출 건의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세수 감소보다 더 큰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돼 도입 필요성을 지속해서 설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