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청과 경매시장에 나온 샤인머스켓./안동시농산물도매시장



샤인머스켓 가격이 거봉보다 낮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국 최대 포도 산지인 경북의 대체 품종 육성과 가공산업을 통한 산업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안동농산물도매시장 경매 결과에 따르면 샤인머스켓(2㎏) 최고 경매가는 1만1200원으로 거봉(1만2900원)보다 1700원 낮게 거래됐다. 앞서 지난 8일 경매에서도 샤인머스켓은 1만원, 거봉은 1만2000원을 기록하는 등 샤인머스켓 가격이 거봉을 밑도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때 대표적인 고소득 과수로 각광받던 샤인머스켓은 이제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 농가들의 하소연이다. 최근 가격이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는 8~9월에도 가격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 최대 포도 생산지인 김천, 영천, 상주, 안동 등 경북지역 농가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북 전체 포도 재배면적은 7826ha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샤인머스켓 재배면적만 4743ha로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특정 품종에 생산이 집중된 구조인 만큼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급격한 재배면적 증가가 꼽힌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한 농가들이 전국적으로 샤인머스켓 재배에 뛰어들면서 공급은 급증했지만 소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품질 편차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신뢰도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샤인머스켓 한 품종에 의존하는 생산 구조로는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경북농업기술원도 레드클라렛, 루비스위트, 글로리스타, 캔디클라렛 등 신품종을 개발해 품종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공산업 육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샤인머스켓은 생과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이 하락하면 농가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포도주와 주스, 식초, 잼, 건조과일, 디저트 원료 등 다양한 가공식품 산업을 육성하면 출하 물량을 분산시키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생과 중심의 판매 구조를 가공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생과 판매보다 와인과 가공식품 산업이 농가 소득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생산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품종 다변화와 가공산업 육성, 공동브랜드 개발, 수출시장 다변화를 연계한 종합적인 포도산업 육성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포도 재배농가는 "몇 년 전만 해도 샤인머스켓은 최고의 효자 작목이었지만 지금은 가격 폭락이 반복되는 불안한 품목이 됐다"며 "대체 품종 보급과 가공산업 육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위기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