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이엔지가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를 근거로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한 가운데 대표·의장직을 오너 일가 부녀가 맡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사회 구성과 감사 체계에서도 경영진 견제 장치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우려가 커진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이엔지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대표이사가 의장까지 맡을 경우 감독 대상인 경영진이 감독기구 운영도 주도하는 구조가 돼 두 직책의 분리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이엔지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부녀 관계다. 대표이사는 이완근 회장의 차녀인 이지선 대표, 이사회 의장은 이 회장이 맡고 있다. 이 대표는 2016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이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2019년 이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안윤수 대표가 선임되면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고 2024년 안 대표 퇴임 이후 단독대표를 맡았다.
지분 승계도 같은 시기 진행됐다. 이 회장은 2020년 1월 이 대표에게 보유 주식 약 867만주를 증여하며 지분 승계에 나섰다. 해당 증여로 이 대표 지분율은 2019년 말 1.06%에서 2020년 말 5.23%로 높아졌다. 이 회장과 배우자 홍은희씨는 2021년 4월 두 딸에게 주식 총 1574만668주를 추가 증여했다. 이 대표는 967만8130주를 받아 지분율이 10%로 상승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같은 해 7월 증여세 부담을 이유로 증여 물량 일부가 취소되면서 지분율이 8.19%로 낮아졌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됐다.
대표직과 최대주주 지위가 이 대표에게 넘어가면서 외관상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상근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며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6.94%로 이 대표(8.2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대표와 의장 직책은 분리했으나 이사회 수장이 대표이사의 부친이자 회장인 만큼 경영권 견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
이사회 구성도 사내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7명이다. 한국ESG기준원은 이사회가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실질적인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를 최소 3명 이상이면서 전체 이사의 과반수로 구성하도록 권고한다. 경영진과 지배주주가 이사회 판단을 좌우하는 것을 막고 사외이사의 감독·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사회 의장을 견제할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감사위원장이 이사회 내 독립성과 균형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두 직책은 기능이 다르다. 감사위원장은 회사의 회계·업무감사를 수행하는 감사위원회를 총괄한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대표해 의장·경영진과 의견을 조율한다.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에서도 경영진 견제와 관련한 일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신성이엔지가 지난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회사는 15개 지표 가운데 11개만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2025년 핵심지표 준수율은 73.3%로 전년(60%) 대비 13.3%포인트(p) 상승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은 미준수로 분류됐다.
내부감사부서는 회사 회계와 업무 전반을 살피며 감사위원회를 지원한다. 신성이엔지는 2명 규모의 감사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감사위원회에게 감사팀 인사에 대한 권한이나 동의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감사 대상인 회사가 감사팀 인사를 담당한다. 이에 한국거래소로부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로 인정받지 못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사외이사 비율은 법정 의무 기준을 웃돌고 감사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에는 문제없다"며 "회장·대표이사 등과 관련된 사항을 의결할 경우 당사자의 의결권을 배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부감사부서는 지배구조보고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감사팀 인원 변경을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를 추진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맞춰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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