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에서 민간의 역할이 한층 커진다. 4차 발사에서 발사체 제작을 총괄한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이번엔 발사운용에 직접 참여하며 국가가 축적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과정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6일 우주항공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누리호 5호기는 오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12시23분~1시23분 사이 발사할 예정이다.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와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를 싣고 고도 570㎞의 태양동기궤도를 향한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발사 목적으로 누리호 발사 신뢰성 제고와 국내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육성을 명시했다. 누리호 1~3호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했지만 4호기부터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맡고 있다. 5호기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하고 협력업체의 품질 관리·감독을 담당한다. 항우연은 사업과 발사운용을 주관하면서 제작 과정을 관리·감독한다.
민간 역할 측면에서 5차 발사의 가장 큰 변화는 발사운용 참여 방식이다. 4차 발사에서는 항우연이 콘솔을 직접 조작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상당수 콘솔을 한화 인력이 직접 맡고 항우연은 해당 운용 과정에서 관리·감독 역할을 수행한다. 민간이 기존 참여 수준을 넘어 실제 콘솔을 직접 운용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 임무지휘센터(MDC)와 발사통제센터(LCC)에 참여한다. 특히 LCC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 23명이 참여하고 이 중 18명이 직접 콘솔을 운용한다. MDC는 누리호 발사를 총괄 지휘하고 발사 관련 시설의 상황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LCC는 발사대 중앙공용시설을 통제하면서 추진제와 가스의 제어·감시, 발사 명령 대기 등 실제 발사 준비와 운용을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핵심인 엔진 총조립도 맡았다. 누리호에는 75톤급 액체엔진 5기와 7톤급 엔진 1기 등 모두 6기가 들어간다. 반복 제작으로 노하우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1호기 당시 약 6개월이 걸렸던 엔진 조립 기간은 현재 약 3개월로 절반가량 줄었다.
한화는 장기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수송 역량과 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의 위성 제작·서비스 사업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발사체 제작과 운용 경험을 축적해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수송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위성 서비스 사업까지 잇는 구조다.
5차 발사의 산업적 의미도 단순한 발사 성공 여부를 넘어선다. 4차에서 제작 총괄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차에서 발사운용으로 역할을 넓히고 6차에서 다시 수행 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은 한국 우주산업이 민간 주도 사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과 함께 총 3기(4,5,6호기)의 누리호 제작을 주관하고 구성품 제작 참여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를 담당한다. 한화 관계자는 "2027년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 발사운용책임자(LD) 및 LCC 일부 콘솔을 제외한 모든 업무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라남도 순천에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센터(가칭)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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