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가 아마존게임즈와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핵심 자회사 아레나넷을 통한 신작 출시로 서구권 MMORPG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진=엔씨


엔씨가 서구권 공략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외부 대형 퍼블리셔 중심의 유통 체제를 정리하고 자사 플랫폼과 핵심 거점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맺었던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기간을 조기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계약은 상용화 후 5년이었으나 이를 내년 2월1일로 단축했다. 비밀 유지 조항이 해제되며 밝혀진 양사의 계약 금액은 약 907억원이다.



엔씨는 계약 종료 이전에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관받아 자체 라이브 서비스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연내 전환이 완료되면 엔씨의 자체 플랫폼 퍼플(PURPLE)을 비롯해 스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플랫폼 이용자들이 하나의 통합된 글로벌 환경에서 TL을 즐길 수 있다. 외부 퍼블리셔에 지급하던 수수료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독자 유통 구조도 확립할 방침이다.

아마존 계약 단축으로 확보한 자원과 역량은 검증된 자사 IP(지식재산권)로 전진 배치된다. 엔씨는 지난 11일 북미 개발 자회사인 아레나넷에 약 1200억원 규모의 금전 대여를 결정했다. 서구권 최대 기대작인 '길드워3'의 개발과 북미 론칭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서다. 대여 만기일이 2028년 5월인 점을 고려하면 정식 출시 시점은 2027년 하반기에서 2028년 상반기 사이가 될 전망이다.

길드워 시리즈는 서구권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파이널 판타지'와 함께 3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꼽히는 엔씨의 핵심 자산이다. 2005년 첫 출시 이후 2012년 북미·유럽 시장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길드워2는 한국 게임사 최초로 총 5개의 GOTY(올해의 게임)를 수상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길드워2 출시 당시 600만명이었던 커뮤니티 이용자가 현재 3000만명에 이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2년 출시 초기 패키지 판매량인 300만장(약 2500억원)을 감안할 때 글로벌 팬덤을 갖춘 길드워3가 엔씨의 차세대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엔씨는 현재 아레나넷과의 개발계약을 통해 길드워2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는데 올 상반기 인식한 로열티 매출만 46억원이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최근 실적 호조와 맞물려 탄력을 받고 있다. 엔씨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3824억원) 대비 101% 증가한 770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151억원) 보다 1053% 급증한 173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 비중은 4분기 연속 상승해 52%를 기록하며 국내 매출 비중(48%)을 넘었다.

현재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등 기존 IP 외에도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등 다수의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서구권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길드워 IP는 서구권에서 강력한 프랜차이즈 파워를 갖추고 있다"며 "내년까지 아이온2를 포함한 트리플 A급 대작 등 총 10종의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해 서구권 공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