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부지에서 발견된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국가유산청이 착공 불가를 결정했다. 종로 청계천로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하는 세운4구역의 토지주와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소송 등 갈등을 벌이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신청한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 내 유적 보존 방안을 심의한 결과 사업시행계획(변경) 확정 후 재심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를 결정했다. 향후 SH가 심의 결과를 보완하는 경우 재심의가 진행될 수 있다.
SH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절차에 따라 사업 추진 예정이며 심의 통과 시까지 착공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운4구역 안건은 SH가 2022~2024년 발굴 조사를 진행한 뒤, 주요 매장 유산의 보존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2024년 1월 보류됐고 2년 7개월 만에 재심의에서도 결국 승인이 안됐다.
SH 측은 주요 매장 유산의 위치를 이전하고 지하 1층에 문화유산광장을 조성해 유적 자료를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사가 이뤄진 서울 종로구 예지동 일대에는 조선시대 이문(마을 입구의 방범초소)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비롯해 건물터, 배수로 등이 양호한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를 비롯한 중요 건물의 출입과 이동을 밝혀줄 수 있는 도로·배수 체계 등에 대해 학술 가치가 높은 유산이라고 밝혔다.
현행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발굴 조사 결과,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매장 유산은 적절한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와 국가유산청장의 발굴 조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해당 부지에서는 공사를 추진할 수 없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올해 3월 SH 측이 청장 허가 없이 진행한 세운4구역 부지 내 11곳의 시추 등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서울시에도 공문을 보내 종로구가 세운4구역 재개발 인가를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요청했다.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국가유산청과 정부를 상대로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2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남천규)는 지난 19일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2018년 세운4구역에 건축하는 건물의 최대 높이를 71.9m(청계천변 기준)로 협의했다. 지난해 서울시는 건축물 높이를 최대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 적용을 놓고 대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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