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회에서 조합원들이 2026년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 격차를 규탄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보상 확대를 밀어붙이는 데다, 법적 요건과 절차적 정당성까지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3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는 현재 2026년 임금협상을 전면 백지화하고 DX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등의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DX 부문 직원 수는 5만1000여 명으로, 1인당 1000주를 지급할 경우 전날 종가(24만7500원) 기준 약 12조6225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삼성전자 DX 부문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DX 부문의 영업손실은 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동행노조가 보상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행노조가 합법적인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노조법상 적법한 쟁의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사 간 교섭 결렬 선언,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 조합원 과반수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동행노조는 이 같은 법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2026년 임금협상이 지난 5월 타결된 상황이어서 합의 사항의 유효기간 동안에는 쟁의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는 노사 간 '평화의무'가 적용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 시점에서의 쟁의행위 추진은 노사 간 신뢰를 훼손할 수 있고,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평일 근무시간에 집회가 예정된 것을 놓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동행노조는 21일이 '디데이'라는 점을 들어 집회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데이는 다른 날 근무시간을 초과해 일한 직원이 누적된 시간을 활용해 자체 휴무를 갖는 삼성전자의 복지제도다.

하지만 다수의 조합원이 집회 참석을 목적으로 동시에 집단적으로 연차나 디데이 등 비근무 근태를 사용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집단적인 노무 제공 거부를 통해 정상적인 업무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권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쟁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인 절차까지 무시하며 명분없는 집회를 강행하려는 노조의 행보는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노조는 무리한 집회와 과도한 요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