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서고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까지 맞물리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진 데다 가계부채와 시중 유동성 확대에 대한 부담까지 커지면서 8월 금통위가 '매파적 동결'이 아닌 '백투백(back to back)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이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 폭도 2021년 3분기 이후 19분기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2분기 가계대출은 189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늘어난 가운데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기타대출 증가 폭이 주택 관련 대출을 웃돈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증시 호황에 따른 이른바 '빚투'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확대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이주비 대출 등 집단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완화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 자체보다 향후 정책 변화에 따른 대출 및 유동성 증가 가능성이 한은의 통화정책 판단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대출 규제 완화에 시중 유동성 증가 주목해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는 늘어났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가계부채 자체만으로 8월 추가 금리 인상의 결정적인 명분이 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로 향후 시중 유동성이 많이 풀릴 수 있다는 점은 한은이 주시할 부분"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8월 인상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와 물가 흐름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하는 '백투백 인상'이다.
경기 회복세와 물가 흐름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하는 '백투백 인상'이다.
공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이 꾸준히 예상을 웃돌고 내수 지표도 연쇄적으로 개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이 기존 2.6%에서 3.2~3.3%까지 큰 폭으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선 3.5%까지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각각 한 차례씩 추가 인상이 이어져 최종금리가 3.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백투백 인상에 신중한 시각도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을 근거로 8월보다는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의사록에서 '선제적 대응'을 명시적으로 주장한 금통위원이 1명에 그쳤고, 나머지 위원들은 지표를 확인하면서 추가 인상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는 데이터 의존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물가 흐름도 백투백 인상의 시급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보다 높아졌지만, 한국은행이 주시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6월 3.4%에서 7월 2.5%로 크게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 역시 7월 금통위 당시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매파적 발언의 전제였던 고환율과 자산시장 과열이 완화됐고 생활물가도 급락했다"며 "근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지 않는다면 백투백 인상의 시급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역시 변수지만,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둔화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는 등 매파적 기조가 확인됐다.
박상현 연구원은 "7월 FOMC 의사록 당시와 현재의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며 "미국 물가와 고용시장이 연준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미국 국채금리도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의사록이 매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를 근거로 연준의 실제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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