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사진=뉴스1(청와대 제공)


특정 여야 국회의원들을 중국 방문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국회에 요구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의원 15명은 지난 1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 방문을 추진했다고 한다. 월드로봇컨퍼런스를 참관하고, 중국 정부 인사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중국대사관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곽상언 민주당 의원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국회는 구체적인 사유를 듣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국회의원 방중 일정은 최소됐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올해 대만을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의원은 1월 초 국회 아시아인권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2박3일간 대만을 찾아 린자룽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관계 현황 등을 논의했다. 곽의원은 6월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등과 대만을 방문해 차관급 정무차장과 지정학적 공동 대응, 반도체 산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곽의원 방문 직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항의했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발표한 공동성명에 이같은 원칙이 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누누이 강조해오고 있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가장 큰 현안인 대만 문제에 있어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의정 활동은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곽의원 방문 당시에도 외교부는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는 외교의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공식 방중단에서 의원들을 배제하고, 그 이유가 특정한 사안과 맞물려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중국이 평가하고, 필요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우려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한중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려 하는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어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만나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계 복원은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듯, 한국 국회의 자율적인 의정 활동도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