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프론티어급 AI(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 1만장을 공급하는 등 AI 지원도 확대한다.

당정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예산 편성 방향을 논의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미래 성장 투자와 세수 변동성 대응에 활용한다.

박 장관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증대된 세수를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지 않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잠재 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안에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를 55년 만에 개편한다.



정태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당정협의 후 2027년 예산안의 5대 중점 투자 분야를 설명했다. 5대 분야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총력 지원 ▲미래 성장 엔진 확충 ▲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 ▲K자형 양극화(계층·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 대응과 지방 주도 성장 ▲국민 안전 강화다.

당정은 이날 세부 사업별 예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수치는 정부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뒤 공개된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다. 반도체 분야에는 특별회계를 신설해 지원 체계를 통합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제조 현장의 암묵지(숙련자가 경험으로 축적한 지식)를 활용한 AI 솔루션 개발을 지원한다. 당정은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을 위해 GPU 1만장 공급도 추진한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에도 재정을 투입한다.

미래 성장 분야에서는 우주항공과 첨단 바이오, 핵융합·SMR(소형모듈원자로) 등을 집중 지원한다. 당정은 2030년 달 착륙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지원한다. 자율주행차 시범지역을 확대하고 전기차 보조금도 늘린다.

청년 분야에서는 대학생 '인턴학기제'를 도입한다. 인턴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면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당정은 '우리아이 자립펀드'도 신설해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한다. 청년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지방 주도 성장 분야에서는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한다. 앵커기업(특정 산업·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당정은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도 신설한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코로나19 당시 영업중지로 피해를 입은 뒤 경영난에서 회복하지 못한 소상공인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마련한다.

국민 안전 분야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한다. 당정은 군 초급간부 보수를 인상하고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한다. 무인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재해 예방 인프라도 확충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내년도 국세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정 여력이 커진 만큼 어디에 먼저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우선순위도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