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합 추진단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추진하는 '실거주 원칙' 중심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제동을 걸면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강화 방안이 수정될 전망이다. 기본공제액 조정 등으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되고 예외 사유도 폭넓게 인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거주·비거주자 간 세부담 차등을 완화하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세제 개편안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오는 27일 차관회의와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수정안의 최대 쟁점은 종부세 기본공제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에서 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시세 약 17억4000만원)에서 14억원(약 20억3000만원)으로 높이면서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오히려 9억원(약 1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시가격 14억원 주택이라면 실거주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지만 비거주자는 기본공제를 뺀 5억원에 대해 세금을 물게 된다. 정부안대로라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 수준으로 되돌리거나 거주자와 동일하게 1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기로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추진하는 '실거주 원칙' 중심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제동을 건 가운데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은 23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사진=뉴시스


정부 내부에서도 비거주자의 공제를 9억원까지 낮추는 방안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거주 1주택자와 같은 14억원까지 높이는 대신 현행 수준인 12억원 선에서 절충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도 수정 대상이다. 정부는 상한을 전년도의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지만 민주당은 현행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손질 대상이다. 전근·육아·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장기간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장특공 일부 존치나 유예가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비거주를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는 범위 역시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고교·대학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학교폭력 피해 전학, 부모 봉양 등으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 경우 비거주 기간을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결혼·육아 등 생애주기상 사유와 동일 시·군 내 이동까지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정 기간도 3년보다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부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안 수정을 요구하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최근 집값 상승세에서 보듯 세금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인 세율 조정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정책 기조와 제도적 장치를 여야 합의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면 다시 원상 복구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되면 매물을 내놓으려던 집주인들도 정책 변화를 기다리며 버티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공시가격과 시세 반영률의 주택별·지역별 편차가 큰 만큼 과세 기준부터 명확하게 바로잡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